▶위치: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 (http://www.mae.org/)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우주 박물관은 프랑스 파리, 더 정확하게는 파리의 르 부르제공항에 있다. 그래서 흔히 르 부르제 박물관이라고도 한다.이곳은 파리 북쪽 포르트들라샤펠에서 샤를드골공항으로 가는 A1 고속도로를 타고 10분 정도만 가면 된다. 갸르뒤노르에서 350번 버스나, 포르트들라비예트에서 152번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고, 아니면 7번 지하철이나 B번 고속전철을 타고 가다 152번 버스로 갈아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 르 부르제공항을 빛내주는 명소

박물관에 들어서면 입구 정면에서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3대의 비행기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바로 프랑스 기동 경찰대가 사용했던 푸가 마지스테르라는 비행기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있는 첫 번째 방이 라 그랑드 걀르리라 불리는 대형 전시실이다. 이 방은 르 부르제공항의 구청사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데, 항공역사 초기인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대전 때 활약했던 비행기까지 당시의 가장 대표적인 모든 비행기들이 진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특히 마사비오, 브와쟁파르만, 블레리오 같은 비행기가 눈에 띈다. 바로 옆에는 기구와 비행선 시대의 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초기의 비행선 시대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해 보여준다. 대형 전시실을 통과해 엔진과 모형기 전시실에 들어가면 30년 전부터 지금까지의 비행기 모형은 물론 비행기용 엔진과 로켓의 1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계단을 내려가 계류장으로 나가면 넓은 옥외 전시장이 펼쳐진다. 이 곳에는 실물 크기의 인공위성 발사로켓 아리안 1호, 5호와 많은 민용 및 군용 항공기를 전시하고 있다. 특히 보잉747 점보기는 평소에 일반인이 볼 수 없는 조종실과 화물 칸까지 둘러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 콩코드 시제기, 최근 퇴역기도

그리고 올해 민항 비행을 마감, 퇴역한 초음속 여객기인 콩코드기 시에라 델타호도 얼마 전에 이 곳에 도착해 전시되고 있다. 콩코드기 전시실은 옥외 전시장의 남쪽 끝에 있는 단독 건물이다. 이 곳에는 콩코드 초음속기 개발 시 최초로 제작됐던 시제 1호기가 전시돼 있다. 방문객은 이 콩코드기에 탑승해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곁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활약했던 비행기들도 함께 전시돼 있다. 이 곳을 나오면 바로 옆 건물이 시제기 전시실로, 프랑스에서 개발한 트리통, 르뒤크, 그리퐁 등의 비행기와 여러 헬리콥터 등 모든 시제기들이 있다. 전투기 전시실에는 1950년대 이후 프랑스 항공대의 주요 전투기가 중앙을 향해 원형으로 배치돼 있으며, 프랑스의 자부심을 대표하는 미라쥬 F1 전투기의 모형이 교육용으로 전시돼 있다. 다시 옆 건물로 이동하면 경항공기와 1, 2차 세계대전 중간 시기의 전시실이 있는데, 곡예 비행기와 기록 보유 비행기, 최초의 상용 항공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 중 파르망의 ‘골리앗’과 브르게의 ‘의문부호’라는 비행기가 눈길을 끈다.바로 옆은 우주 전시실. 우주 정복 역사의 모든 흐름을 추적해 볼 수 있다. 최초의 유인 우주선 러시아의 스프트니크호에서부터 최근의 우주탐사선인 미국의 보이저호까지, 그리고 독일의 V2로켓에서 미국의 아폴로를 거쳐 프랑스의 아리안 5호 발사체까지 풍부한 역사적 유물들로 가득하다. 전시실 외에 박물관 북쪽 끝에는 자료실이 따로 마련돼 일반인에게도 개방되고 있다. 자료 종류도 역사, 기술, 작품, 잡지, 서류, 도면, 사진 등 매우 다양하며, 방문객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열람실이 마련돼 있다.프랑스 파리의 르 부르제공항에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우주박물관이 자리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파리 북동쪽 광대한 평야 지대였던 르 부르제 지역은 1914년 말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전쟁 수행을 위해 징발, 공군부대로 변해 공장에서 제작된 많은 비행기가 전선에 배치되기 위해 이 새로운 군사기지를 거쳐 갔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시설이 민간항공용으로 개조돼 1919년 런던과 브뤼셀로 향하는 상용항로가 개설되면서 공항이 형성됐다. 르 부르제공항은 또한 최초의 장거리 비행이라는 역사적 비행의 출발과 도착지였다. 찰스 린드버그는 1927년 뉴욕과 파리를 잇는 첫 비행에서 이 곳에 착륙했으며, 1930년 반대 방향으로 횡단비행을 했던 코스트와 벨롱트도 이곳에서 이륙했다. 1937년 건축가 조르주 라브로가 공항을 개축해 세계박람회를 이 곳에서 개최했다. 1952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교통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프랑스는 오를리공항에 이어 르 부르제공항을 두 번째 파리공항으로 지정했다. 1953년 이후 르 부르제공항에서 2년마다 세계항공우주박람회를 개최해 오고 있는데, 이것이 오늘날 파리 에어쇼로 더 잘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우주분야의 박람회다.

◎ 프랑스 국방부가 운영하는 역사박물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르 부르제공항이 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온 과정은 어땠을까?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항공기술청장인 알베르 카코는 전쟁담당 장관에게 항공기념관을 건립할 것을 제안해 1921년 샬레뫼동에서 항공박물관의 개막식이 거행됐다. 그러나 그 후 수장품의 전시공간 부족으로 고생하다가 1973년 파리의 샤를드골공항의 개항으로 항공우주박물관의 수장품들을 세계의 항공 역사상 뜻 깊은 장소인 르 부르제공항으로 다시 옮기자는 결정이 내려졌고 1975년 첫 번째 전시실이 일반인들에게 개방됐으며 이후 확장, 확대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현재 이 박물관은 국방부가 관장하는 국립 박물관으로서 두 지역의 시설로 구성돼 있는데, 첫째 지역은 옛 공항청사 지역으로 넓이가 12만5천 평방미터이며, 둘째 지역은 공항의 반대쪽에 있는 항공대의 옛 기지로 넓이가 13만 평방미터다. 이 곳은 박물관의 수집품을 격납고에 저장할 수도 있고, 격납고 작업장에서 수집품 복원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다.매주 월요일과 성탄절 그리고 설날을 제외하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방문할 수 있다. 단, 1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겨울철에는 한 시간 일찍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성인이 7유로, 학생이나 단체는 5유로다.